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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을 요양 시설에 모셔도 될까요?(홍나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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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3-08-29 |
조회 | 44302 | ||
우리 부모님을 요양 시설에 모셔도 될까요? 홍나래 교수(한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치매 어르신의 보호자들을 면담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요양 시설로 모시는 것이 맞는지 그렇다면 언제 결정하는 것이 좋은지 이다.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치매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가족들이 많아, 여러 명이 도와 가면서 치매 어르신과 함께 사는 것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현재의 핵가족 사회에서는 맞벌이 가족도 많아지고 거의 모든 성인들이 경제 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여러 명이 도와 가면서 역할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치매가 진행되어 24시간의 돌봄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오게 되면 어르신을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아 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장기요양제도 등 사회에서 치매 어르신을 돌보는 체계가 점점 발전해 가게 된다. 요양 시설도 이러한 체계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가족들이 요양 시설로 모시는 것이 치매 어르신에게 나쁜 것이 아니냐고 질문을 할 때, 필자는 오히려 먼저 질문을 한다. ‘시설에서 전문적으로 모시는 것보다 더 잘 24시간 돌보실 수 있는 자신이 있으신가요?’ 요양 시설로 모시는 시기는 치매의 진행 정도 보다는 가족들의 여력과 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르신을 편안하게 안전하게 모실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시설로 옮기시는 것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다.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면 사고가 나기 전에 안전 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가족들이 자식이 있는데 시설로 모시는 것은 부모님을 버리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그러한 생각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죄책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혼자 계시면 위험해 보이는 치매 어르신을 집에 혼자 계시게 하면서도 시설로 모시지는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러한 경우가 더 죄책감을 가져야 할 상황이 아닐까 싶다. 우리 집에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요양 시설로 모시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기 보다는 부모님께서 더 편히 계실 수 있는 요양 시설을 세심하게 찾는 것이 더 효도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요양 시설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설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고 차이가 있다. 어떤 시설은 누워 계시는 어르신들만 주로 계시는 곳도 있고, 거동이 가능하신 분들이 주로 계시는 곳도 있다. 자꾸 밖에 나가시려는 어르신들을 나가시지 못하게 관리가 가능한 시설이 있는가 하면, 자유롭게 주변 산책이 가능한 시설도 있다. 우리 집에서의 거리나 가격 등도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우리 부모님께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가진 시설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중요한 일이다. 적절한 요양 시설을 찾기 위해서는 물건을 살 때도 마찬가지인 것처럼 여러 자료들을 기반으로 발 품을 많이 파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어떤 것이나 그렇듯 인터넷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여러 군데를 다니다 보면 조건 중에서 내가 놓친 것들을 보게 되기도 하고, 시설들에 대한 간접 경험이 늘어나서 좀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요양 시설에 모시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잘 모시느냐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부모님과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 중요한 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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